ZOYIFUL TALK (2) CTO와 나눈 진지한 대화 - 우주최강 개발팀 만들고 싶어요

ZOYI에 조인하는 사람은 보통 두 가지다. 스타트업 경험하려고 잠시 휴학하거나, 다른 회사 다녀 보다가 이직을 결심하거나.

션(본명 이수완)은 좀 특이하다. 그는 졸업 직후 첫 직장으로 ZOYI를 선택했다. 일 년 넘게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주더니 급기야 대표인 레드의 뒤를 이어 CTO가 되었다.

과학고. 올림피아드. 서울대. 모범생 냄새가 풍기는 그가 왜 첫 직장으로 스타트업에 들어왔을까? 그의 얘기가 듣고 싶어, 신제품 개발에 전념하느라 바쁜 그를 스테이크 먹자며 잠시 꼬셨다.

ZOYI: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처음으로 스타트업이란 것을 알고 관심을 갖게 된 건 군대에 있을 때였어요. 진로에 대한 뚜렷한 목표도 없었고 방황을 하던 시기에 군대를 가게 되었는데 안에 있는 동안 세상이 너무 빠르게 달라지더라고요.

아이폰이 나오고 갤럭시가 나오고, 소셜 커머스가 대박나는 걸 보는데 이상하게 가슴이 두근거리더라고요. 나도 저런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ZOYI: 대학생활 하면서 창업도 했었다면서요

네, 군대 있는 동안 관련된 책들을 많이 읽었어요. 창업하려면 뭘 해야하나 만반의 준비를 했죠. 전역하자 마자 선배 창업가들을 찾아다니고, 학교 창업 동아리도 들어가보고, 친구들과 앱 개발 동아리도 만들고… 뭐라도 해보고 싶어서 이것저것 해봤어요.

그러다 창업 동아리를 통해 알게 된 형들과 2013년에 창업을 하게 됐어요.

첫 번째 아이템은 QuickSlide라는 에디터에요. 텍스트로만 글을 작성하면 자동으로 이쁘게 디자인된 슬라이드를 만들어주는 거죠. 두 번째 아이템은 Glytter라는 이름의 모바일 서비스인데 화장품 성분과 리뷰를 분석해서 유저의 피부 타입에 맞는 화장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였어요. QuickSlide는 시장의 크기가 작다고 판단했고, Glytter는 서비스의 핵심 가치에 대해 스스로 확신하지 못했고 뷰티 분야에 대해 흥미가 없어서 그만두게 되었어요.

창업은 결과적으로 망했지만, 그 1년 동안 기술과 스타트업에 대해 정말 많은 생각을 했어요. 결과적으로 스타트업으로 큰 성공을 하는 건 정말 어렵구나하는 생각과 동시에 그렇다고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중박 정도의 성공은 만들어낼 수도 있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아요.

션이 친구들과 함께 만든 앱 개발 동아리 넥스터즈의 초기 모습

ZOYI: 개발은 언제부터 시작한 거예요?

처음으로 시작한 건 제대 후예요. 서비스를 만들어 보고 싶었는데 개발할 사람이 없었거든요.

그래도 배운 게 있으니 저도 조금만 해보면 될 것 같아 친구들과 안드로이드 앱을 만들어 보기 시작했어요. 지금 보면 쑥스러운 실력이지만 그래도 결과물이 나오더라고요. 재미가 붙기 시작했죠.

개발자의 모습을 본격적으로 갖추게 된 건 창업을 했던 1년이었어요. 당시 함께 창업했던 개발자 형이 가이드를 잘 해줬어요. 코딩도 많이 했고, 온갖 책과 아티클을 읽으면서 공부도 많이 했어요. 하루 종일 코딩하고 출퇴근이나 주말에도 개발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계속 몰입의 상태에 있던 것 같아요. 그 일 년 동안 많은 성장을 했지요.

단지 어떤 개발을 해봤다에서 끝난 게 아니라 개발자로서의 올바른 자세나 마인드, 생각하는 기술 스타트업의 모습, 훌륭한 개발팀에 대한 생각 같은 것들도 그 때 정립이 된 것 같아요.

ZOYI: 당시 굉장히 몰입했을 모습이 느껴지네요

네, 어려서 부터 개발한 친구들에 비하면 저는 개발을 늦게 시작한 편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늦게 시작한 만큼 빠른 시간 안에 다양한 걸 해봐야겠다는 욕심이 있었어요.

모바일 덕에 개발을 시작했지만, 모바일 영역에는 이미 많은 서비스가 세상에 나와 있어서 제가 이 분야를 리딩하기는 어려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모바일 시대의 기술을 빠른 시간 안에 경험하고 다음을 준비해야겠단 생각을 했어요. 또 늦긴 싫었거든요.

ZOYI: 모바일 다음으로 생각하고 있는 분야가 있나요?

개인적으로는 AI에 관심이 많아요. 머신러닝, 딥러닝을 처음 접했을 때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제가 생각했던 프로그래밍은 오류 없는 알고리즘대로 짜야만 돌아가는 제품이었는데 머신러닝은 프로그램이 스스로 학습해서 변화를 하니까요.

잘하면 이걸로 정말 새로운 패러다임의 제품을 만들 수 있겠단 생각이 들어서, 틈틈이 공부도 하고 간단한 애플리케이션도 만들어 보고 있어요. 학교에 있을 땐 연구실에서 딥러닝으로 논문을 쓰기도 했고 작년에는 ZOYI에서 영상 인식을 통한 기본적인 분석을 리서치해볼 기회가 있어서 약 3개월간 리서치를 진행한 적이 있어요. 그 결과를 Deview에서 발표도 했고요.

'영상 인식을 통한 오프라인 고객 분석 솔루션과 딥러닝'이란 주제로 발표를 했다

딥러닝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게 된 좋은 계기가 되었어요. 머지않아 ZOYI의 새로운 프로덕트에 딥러닝을 적용해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하고 있고요.

기술적인 욕심 말고도 저는 졸업할 때부터 좋은 제품 개발팀을 만들고 싶은 목표가 있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팀이요.

ZOYI: 세계 최고 수준이라니, 그런 팀의 모습은 어떤 건가요?

무엇을 하든지 열려있는 팀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떤 시대가 오고 어떤 기술이 오고 어떤 플랫폼이 와도 빠르게 적응해서 높은 퀄리티의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어요. 그러려면 멀티플레이가 가능해야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적당히 깊고 넓은 지식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더 필요할 것 같아요.

과거가 기업이 주도적으로 시장에 좋은 제품을 판매하는 세상이었다면, 미래는 점점 소비자가 주도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어요.

시장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빠르게 이해하고 그걸 기술로 만들어 낼 수 있는 팀, 주먹구구식으로 개발하는 팀이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체계적인 팀이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팀이에요. 좀 더 욕심을 부려 보자면, 전 세계 사람들이 모두 사용하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싶고요.

ZOYI: 첫 직장으로 많은 스타트업 중 ZOYI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지네요.

졸업을 앞두고, 어떤 회사를 골라야 할 까 고민할 당시 몇 가지 기준이 있었습니다.

일단 제가 창업했다 접은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당분간 망하지 않을 것 같은 회사를 골랐고요 :-)

두 번째로는 기술 중심의 회사에서 일하고 싶었습니다.

ZOYI는 대표인 레드가 개발자 출신인데, 기술에 대한 생각과 비전이 뚜렷해서 끌렸어요. 특히 기술의 파급력에 대해 고민하는 부분이나, 모바일 시대에 갇히지 않고 넥스트 모바일에 대한 비전까지 자유롭게 생각하는 점이 저와 잘 맞았습니다.

빠른 시간 내에 다양한 것을 경험해 보는 것도 중요했어요. 성장하고 싶었으니까요. ZOYI는 이 부분에서는 최고의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었어요. 하드웨어, 빅데이터, 머신러닝, 앱과 웹 개발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다루고 있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적용하는 데에도 굉장히 적극적이거든요.

덕분에 ZOYI에 입사 후 정말 빠른 시간 동안 개발적으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ZOYI 동료들과 구글 캠퍼스 방문

ZOYI: 스타트업이라 불안했던 적은 없나요?

제가 창업했던 첫 일 년 간은 불안해서, 밤마다 많이 고민했었어요.

주변에서는 다들 유학 가고, 로스쿨 가고, 의전 가고 있는데 이거 잘하는 거 맞나? 남들 따라 가는 게 맞는 거 아닐까? 스스로에게 계속 물어봤죠.

그 1년 동안 매일 스스로에게 답을 하고 반문을 하고 다시 반박을 하는 과정을 겪고 나니까 스스로 확신이 생겼고 주변 시선이나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게 된 것 같아요.

최고의 제품을 개발하고 싶다는 제 목표가 꽤 뚜렷한 편이었기 때문에, 그러기 위한 경험을 쌓고 기회를 만들어 나가야 했거든요.

대학원이나 연구소에서 전문성을 쌓는 것도 진지하게 검토했었는데요, 오히려 한 분야만 깊이 공부하는 것이 제 가능성을 제한하게 될까 우려가 되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과 시장 환경 속에서 제품을 개발하려면 다양한 분야를 습득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더 빨리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고 그걸 바탕으로 멋진 제품을 개발하고 싶은 제게는 스타트업이 가장 적합한 곳이었습니다.

당장은 더 불안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10년 후, 20년 후 제 모습을 위해서는 결국 이게 가장 저를 위한 길이 아닐까요?

ZOYI: 그렇다면 졸업을 앞둔 후배들한테도 스타트업을 추천하는 편인가요?

무조건 추천하지는 않아요. 저처럼 제품 만드는 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공대에는 학문적으로 연구를 하고 싶어하는 친구들도 많이 있거든요. 그런 친구들한테는 대학원을 가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개발에 열정이 딱히 없거나 자발적으로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경우도 능력의 출중함과 상관없이 스타트업에는 잘 맞지 않을 것 같아요. 스타트업은 주도성이 중요하거든요.

다만 성장 욕구는 있는데, 사수가 있어야만 본인이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불안함을 가진 후배들한테는 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편이예요. 능동적으로 성장하는 법을 터득하는 게 특정 기술을 배우는 것보다 훨씬 근본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해줘요. 지금은 환경과 기술이 워낙 빨리 변하니까요.

가이드 해줄 수 있는 동료들 속에서 스스로 배우며 성장하는 것이, 당장은 불안해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서 훨씬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ZOYI: 비슷한 고민을 했던 사람으로서 정말 공감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 있으신가요?

몇 십 년 후 우리의 모습은 지금과는 완연히 달라져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보편적으로 활용되기까지 이제 몇 년 안 남았고요, 정치나 교육, 사회의 모습도 많이 변화할 거예요. 기술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런 사회를 이끌어가는 리더는 기술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국의 기술 기업이 세계를 선도하는 사례들을 많이 만들고 싶어요. 물론 어느 정도 자본과 시간이 필요한 일이겠지만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충분히 잘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ZOYI가 그러한 선 사례가 되었으면 좋겠고,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비전에 동참했으면 좋겠습니다.